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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에서 살기/우리가족 이야기

협심증에 걸리다.

 

오늘밤은 전남대병원 응급실에서 지내게 생겼다.
협심증으로 내일 오전 혈관조형술을 통해 심장혈관에 스탠트 삽입을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새우양식장 토목공사를 마무리하던 지난달 말부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차는 일이 생겼다. 약간만 힘든 일을 해도 가슴이 미어지듯 아프고 숨이차면서 식은땀까지나는 일이 수차례 반복되었다.
그래서 11월 초에 그동안 미루었던 건강보험공단의 정기검진을 받으러 무안병원에 갔다. 혈압을 재니 127 / 70인데 맥박이 86 이나 된다. 그동안 내 맥박은 간호사들도 의아해할 정도로 낮은 50대 중반 이었다. 낮을때는 51, 높아야 67정도가 최고였다.
내가 나의 혈압과 맥박 수치를 잘 아는 것은 정기적으로 헌혈을 해 온 덕분이다. 참고로 나는 지난 11월 16일 138번째 헌혈을 한 장기헌혈자 이다.
무안병원에서 상태가 좋지않은 예감이들어 건강검진을 중단하고 심장에 대한 진료를 받았다. 심전도와 엑스레이를 찍고 피검사를 했는데 그 상태로는 별 이상이 없다는 의사 소견이 나왔다. 그렇지만 내가 아픈 증상을 말하니 목포나 광주의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아보라며 의사소견서를 써주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약간 차는 것외에는 증상이 심한것 같지않아 그대로 일을 계속했다.  심지어는 아들과 함께 부산 벡스코의 양식세미나와 경기도 일산 킨텍스의 양식.수산박람회도 다녀왔다.
그런데 3~4일 전부터 가슴통증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파오기 시작했다. 낮에는 일하다가도 가슴이 아파 주저않아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고 밤에는 잠을 자다가 무심코 뒤척이면 가슴이 미어지는 통증이 몰려와 신음하곤 했다. 그런데 그 횟수도 점차 늘어 갔다.
은근히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저께 인터넷으로 전남대병원에 진료예약을 했다. 그리고 그날 밤에 또 두번이나 가슴통증을 느꼈다. 어제는 급한 마음로 전남대병원에 전화로 진료예약 확인을 했다. 상담원은 인터넷예약은 가예약이라 안되고 예약을 새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해서 가장 빠른 진료예약일은 11월 30일이라고 한다. 우선 진료예약을 했다. 그런데 저녁에 또다시 가슴통증이 찾아왔는데 숨쉬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이래서는 밤을 넘기기 어려울 것 같아 그동안 처방전을 받고도 사지 않았던 약을 아들에게 사오게 했다. 가슴통증이 심할때 혀 밑에 넣고 녹여 먹는 약이라며 무안병원 의사가 처방해준 약이다.
다행히 간밤에는 약간의 통증이 한번 왔을 뿐 무사히 보냈다. 하지만 아침에 출근해 김밥을 버무리고 나자 힘이 들었는지 또다시 가슴통증이 오기 시작해 약 4~5분 정도 사람의 혼을 빼놓았다.
이렇게 마냥 30일의 진료예약 날짜만 기다리다가는 사람 잡겠다 싶어 하루종일 기다리는 한이 있더라도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진료를 받고 돌아오는 길에 시장까지 봐올 심산으로 트럭을 몰고 가기로 했다. 가게를 비우기도 어려워 아내에게 그냥 가게에 있으라고 말했는데 혼자 가게 둘 수 없다며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은 아내가 트럭 옆자리에 올라 탔다.  
하는 수 없이 병원에 같이 가기로 하고 전남대병원으로 향했다. 금남로를 거쳐 옛 전남도청 앞 로터리를 통과할때까지는 이상이 없었는데 전남대병원을 코 앞에 두고 병원 주차장으로 진입하기 전부터 가슴이 서서히 조여오기 시작했다. 제1주차장앞을 지나 제2주차장으로 가는 중에 통증이 너무심해 가져온 약 1알을 혀 밑에 넣고 녹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통증은 계속되어 주차장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질 쯤 서서히 통증이 가라앉았다. 약이 효과를 발휘한 듯 싶었다.
트럭을 비좁은 주차장 2층에 세우고 순환기내과 진료예약 후 엑스레이, 심전도와 피검사를 했고 오후 3시 이후에 진료가 있으니 대기하라는 간호사의 말을 들었다. 그때가 11시30분.
아침도 굶은 터라 점심을 먹어야 겠기에 아내와 함께 생태탕을 먹고 커피숍에서 3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진료를 받게 되었다.

 

 


내심 오늘은 약간의 검사만 하고 다음에 시술 날짜를 잡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의사선생님은 “이대로 집에 가면 위험하다. “며 “응급실로 가서 응급환자로 접수해 내일 오전 바로 시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해서 내가 오늘 밤을 병원응급실에서 보내게 되었다.  
응급실 도착 직후 내일 시술을 위해 금식 통보를 받고 아무것도 먹지 못해 배가 고프다. 아내 혼자 밖에 나가 콩나물국밥을 먹고 왔다. 나도 먹고 싶다.  
내일 시술은 잘 되겠지? 응급실이 너무 밝고, 환자들의 가래 뱉는 소리, 등 두드리는 소리, 아기 우는 소리 등등으로 소란스러워 오늘밤 잠 자기는 틀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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