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무안중앙로 한 가운데로 시냇물이 흐르는 상상을 해본다. 길 옆에 길게 주차된 차들과 그 사이를 오가는 차량들의 분주한 움직임 대신 유럽의 오래된 도시의 골목길처럼 울퉁불퉁한 주먹만한 돌들이 바닥에 깔리고 그 가운데를 S자 곡선을 그리며 시냇물이 흐르는 상상을.
그러기 위해서는 무안중앙로를 차없는 거리로 만들어야한다. 차없는 거리에는 사람들이 마음껏 거리를 활보할 수 있도록 보행에 지장을 주는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 거리 중간중간에 약간의 광장과 벤치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곳에서 끼있는 젊은이들이 공연을 하고 지나가던 행인들이 잠시 앉아 쉬었다 갈수 있게.
나는 또 상상해 본다. 작은 공방과 수예점, 옛날 사진관 그리고 전통찻집이 있는 거리를. 저녁이면 거리로 나있는 테라스에 앉아 생맥주도 마시고 산낙지회도 먹고 싶다.
주말이면 중앙로거리에서 펼쳐지는 벼룩시장 장터에서 막내딸이 어릴적 사용하던 장난감을 헌 책과 물물교환 하고 싶다.
아마 다음 주말에는 귀농인들이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바리바리 싸들고 나와 팔고 있겠지. 봄에는 난이며 분재 전시회가 열리고 가을에 국화 전시회도 열렸으면 좋겠다.
무안중앙로에 시냇물이 흐르면 그 시냇물 속에 하얗고 빨간 점박이 비단잉어들이 헤엄치는 상상을 해본다. 여름 더운날 아이들이 맨발로 시냇물에 들어가 발을 담그고 친구들과 함께 피라미 잡는 꿈도 꾸어본다.
무안중앙로에 시냇물이 흐르면 사람들도 신기해서 모여들고 젊은 연인들도 허리굽은 노인들도 재미있어 모여들겠지.
사람들이 모여들면 텅 비어 사람 떠난 상가들도 다시 문을 열고 거리는 다시 활력을 찾겠지.
사람들은 중앙로상가가 쇠퇴해가는 것은 주차하기 어려워서라고 말하지만 차라리 무안중앙로에서 차가 사라지면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무안중앙로에 시냇물이 흐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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