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상(一想)/살아가는 이야기

'피' 값으로 책을 사다

미산(眉山) 최병선 2020. 9. 18. 13:11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기억1'

 모처럼 서점에 들렀다. 목적은 쇼핑몰을 제대로 완성하기 위해 쇼핑몰을 제작하는 책을 사기 위해서다.

 신도림 현대백화점 안에 있는 교보문고는 서점 규모가 작아서인지 책이 많지 않다. 교보문고 영등포점에서 보았던 책 조차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어머니 자서전 쓰는데 필요한 글쓰기 책 몇 권 뒤적거렸는데 정작 사고 싶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 온 책 한 권.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소설 '기억1'권이다.

 '글쓰기 책은 뻔한 것이고, 쇼핑몰 만드는 법은 인터넷을 뒤져서 배우면 돼.' 혼자서 결론을 내고 그동안 헌혈하면서 받은 '문상' 3장으로 14,800원짜리 1권을 먼저 샀다.

 그동안 제대로 책을 읽어 본지가 몇년만인가! 줄잡아도 1년은 족히 넘었을 것 같다. 물론 업무에 필요한 책이나 프로그램 책들은 여러권 봤지만 문학서적이나 인문학 서적은 거의 읽은 기억이 없다. 무안에서 장사할 때는 바쁜 틈을 내서도 공공도서관에 가서 1주일에 3권은 읽었는데. 정작 새우양식할 때나 아파트연합회 일을 할 때는 책을 못 읽었다. 아무래도 정신적 여유가 없어서 그런것 같다.

  무안에서 식당을 할 때는 배달에 농사일에 몸은 바빠도 머리는 항상 비우고 있으니 책을 읽어도 쏙쏙 잘 들어갔다. 피 값으로 산 책이니 더욱 정이 간다. 무안에서는 헌혈 하고 영화표를 받아서  두 달에 한 번은 아내와 함께 목포에 가서 영화를 보는 '문화생활'의 호사를 누렸다.

 서울에 와서는 지난 봄에 헌혈하고 받은 영화표가 코로나로 인해 영화관에 갈 수 없게 되어 유효기간이 지버렸다. 그다음에는 코로나로 집안 경제가 어려워 편의점 상품권을 받아다가 막내딸에게 필요할 때 간식이라도 사먹으라고 주었더니 아빠나 쓰라고 한다.  그때부터 문화상품권으로 받기 시작했다.

 이제 '기억2'를 사려면 두 달은 지나야겠다. 헌혈하고 받은 문상을 모아두었다 책을 사려면.

 이번 헌혈은 154번째 헌혈이다.